DISTRIBUTION

Extra Form
Title 농담
Artist 윤덕원
Label 스튜디오 브로콜리, 웨스트브릿지엔터테인먼트
Type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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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닳아버린 삶의 순간들을 노래하는, 윤덕원 EP [농담]

 

안녕하세요, 브로콜리너마저의 윤덕원입니다. 2014년 1집 [흐린 길] 이후 3년 만에 다시 저의 솔로 음반 [농담]을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밴드 활동 틈틈이 작업한 네 곡의 이야기가 담긴 음반입니다. 타이틀인 ‘농담’과 함께 프로듀서 고경천 선배와 작업하면서 새로운 느낌으로 편곡한 ‘왜죠’, ‘축의금’ 그리고 지난 10월 먼저 선보였던 ‘두 계절’ 역시 조금 다른 버전으로 담았습니다.

 

어느 순간 제가 작업하고 있는 노래들도 저와 같이 삶을 더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가부터 풋풋하고 설레는 곡들보다 살아가면서 마주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더라고요. 이번 음반에도 그런 씁쓸한 단면들이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조금 쓸쓸하지만, 그 속에서 어쩌면 우리는 진짜 소중한 것들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의 이번 음반 타이틀곡인 ‘농담’은 닳고 해져버린 인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릴 때 오래도록 입었던 옷이 있었습니다. 튼튼하고 몸에도 잘 맞아 별일이 없다면 계속해서 입게 되고 입으려고 했던. 그런데 어느 날 거짓말처럼 옷감이 뜯어지면서 찢어져 버렸습니다. 바느질을 할 수도 없을 만큼 낡아 있었기 때문에 결국 버리는 수밖에는 없었죠. 차라리 멀쩡하던 옷이 북 찢어진 거라면 꿰매어 보기라고 했을 텐데 말입니다.

 

인연이라는 것이 끊어질 때는, 왠지 가차 없이 싹둑 잘려 나가는 모습을 먼저 떠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느낀 것은 그렇게 끊어지는 인연보다 더 많은 수의 ‘닳아서 없어지고 마는’ 관계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죠. 아마도 그들이 마지막까지 오게 된 것은 그 누구의 특별한 잘못이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끌고 나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고, 약속을 지키고 싶어 했을 수도 있죠. 그러나 때로는 누구에게나 결말이 보이는 순간이라는 것은 오게 되고, 서로 마음의 준비를 하는 시간이 의도치 않게 생기게 되고 또 길어지고.

사랑했다는 말은 거짓말이 아닌데, 사랑한다는 말은 어떤지 쉽게 답을 할 수 없는 순간.
함께 했던 모든 시간이 실패한 농담처럼 느껴질 것 같습니다.